업데이트 : 2010-01-13 11:17:55

[탈모 동의보감] 콩팥이 튼튼해야 모발도 건강하다

글·강대희 원장(구리시 약침한의원) 최근 들어 국내 탈모인구는 가파르게 늘고 있으며 통계에 따르면 탈모환자가 이미 10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환경문제·식습관 등으로 인해 기존 중년남성 뿐 아니라 20대 청년과 갱년기여성, 임산부를 비롯해 중·고등학생, 심지어는 초등학생까지 탈모로 인해 큰 고통을 받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에 본지는 동의보감을 기반으로 해 2001년부터 10여년간 탈모환자를 진료하면서 상당한 성과를 거둬온 경기도 구리시 약침한의원 강대희 원장의 치료사례 및 예방법, 약재 등을 소개해 탈모로 고민하는 독자 여러분의 고민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고자 합니다.<편집자 註> [쿠키 건강칼럼] 동의보감은 어의(御醫) 허준이 16년간의 연구 끝에 완성한 한의학 백과사전격의 책이며 각 질환에 대한 처방을 풀이한 체제 정연한 서적이다. 지난해 7월 30일 제 9차 유네스코 국제자문회의에서 전문의학서로는 최초로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바 있다. 먼저 동의보감에 수록된 모발과 탈모에 관한 기록을 소개하면 ‘외형편 권지사(外形篇 卷之四) 모발’에 이에 관한 기록이 있는데 탈모와 장기와의 관계, 모발과 경락, 탈모의 원인, 탈모를 치료하는 처방, 탈모를 치료하는 한약재 등이 설명돼 있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콩팥(신장)은 뼈와 모발에 특히 관계가 깊은 기관이다. ‘신장이 모발을 주관한다’고 표현돼 있는데 피가 충분하면 모발이 윤기 있고 피가 부족하면 모발이 쇠한다는 것이다. 또 피가 뜨거워지면 모발이 황색이 되고 피가 부족해지면 모발이 백색이 된다고 했다. 여자는 7세에 모발이 길며 35세에 모발이 빠지기 시작하고 42세에 모발이 희어지며 남자는 8세에 모발이 길고 40세에 모발이 빠지기 시작, 48세에 모발이 희어진다고 기록돼 있다. 또 콩팥이 건강하면 정기(精氣)가 상승해 모발이 윤기 있고 검으며 48세 이후에는 정기가 상승하지 못해 모발이 마르고 희어지니 정혈(精血)을 보하는 약을 미리 복용해 예방하는 것이 마땅하며 염색하는 것은 상책이 아니라고 설명돼 있다. 늙어서 탈모가 있는 것은 정상이지만 젊은 사람이 탈모인 것은 더운 기운이 위로 올라 피가 마르기 때문이다. 예컨대 스트레스로 인해 화가 위로 오르면 얼굴이 달아오르고 눈이 충혈되며 두통이 생기고 뒷목이 뻣뻣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상 동의보감 내용을 종합하면 결국 탈모는 두피의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두피의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두피가 얇아지고 모세혈관이 쇠퇴해 두피로 가는 혈액량이 감소된다. 이에 따라 모발이 가늘어지고 윤기가 없어지며 모발이 더디게 자라고 탈모량이 급격히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 치료사례를 통해 본 탈모의 원인은 두피의 지루성 피부염, 어깨 결림, 소화불량, 설사, 수면장애, 혈액순환장애, 상열감(상체에 열이 있거나 열증이 있는 듯한 느낌), 음주, 스트레스 등 매우 다양하게 나타났다. 동의보감에 기록된 탈모처방은 자영산, 삼성고, 국화산, 이선환, 무운산 등이 있다. 머리를 많이 빗으면 눈을 밝게 하고 풍을 제거하니 도가에서는 새벽에 120번씩 머리를 빗는다고 했다. 탈모를 치료하는 한약재는 숙지황, 우슬, 한련초, 반하, 죽력, 백하수오, 흑상심, 호도, 호마 등이 있다. 특히 탈모치료에 효과가 좋은 백하수오(白何首烏)의 경우 이 약을 복용하면 모발이 까마귀처럼 까맣게 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동의보감에는 ‘하수오는 모발을 검게 하니 가루로 복용하거나 환으로 만들어 복용하거나 술을 빚어 복용해도 모두 좋다’고 기록돼 있다. 하수오는 간신경(肝腎經)에 들어가 신정(腎精)과 간혈(肝血)을 보한다. 한의학에서는 최근 탈모치료에 약침요법을 많이 시술하고 있다. 간단히 원리를 설명하면 약침요법은 혈액순환이 잘 되게 하며 경락의 기를 통하게 한다. 또 어혈을 풀어주는 한약재를 추출해 탈모가 나타난 두피에 주입, 진피층의 모세혈관 생성을 돕는다. 결과적으로 두피를 두꺼워지게 함으로써 모발을 굵게 만드는 한편 새로운 모발이 올라오고 잘 자라게 하며 윤기 있게 만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