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탈모로 필자를 찾은 A씨는 성격이 예민하고 소심하다. 불면증이 있어 잠이 드는데 2~3시간 걸리고 자다가 조그만 소리에 잘 깨고 깊은 잠을 들지 못한다. 않 좋은 꿈도 자주 꾼다. 그러니 아침에 일어날 때는 몸이 피로하고 머리가 무겁다.

가슴이 자주 두근거리고 마음이 불안하고 초조할 때가 자주 있다. 입이 잘 마르고 얼굴로 열이 자주 오르고 오후에는 눈이 피로하였다. 위염이 있고 식욕이 부진하여 하루에 한 끼나 두 끼만 식사하였으며 식사 후에는 속이 더부룩하고 명치가 답답하며 속쓰림이 자주 있었다. 월경이 늦어지고 생리양이 적으며 생리통이 있고 냉이 있었다. 3년 전부터 뒷목이 뻣뻣하고 어깨가 결리며 일주일에 2~3회 정도 편두통이 나타났으며 얼굴이 창백하고 가끔 손 저림 증상이 나타났다.

A씨는 중학생 때 심한 스트레스로 인하여 불면증이 나타나고 식욕이 부진하여 하루에 한 끼나 두 끼의 부실한 식사를 하면서 모발이 점차 가늘어지기 시작했다. 8년이 지나자 머리는 점점 더 가늘어지고 머리 감을 때와 말릴 때에 탈모양이 늘어나 하루에 100개 이상 지속적으로 빠지곤 했다. 그러다보니 앞머리에서 정수리 까지 두피가 훤히 비치게 되었다. 탈모가 심해진 후에는 탈모가 스트레스가 되고 버스나 지하철에서 의자에 앉는 것이 신경쓰이고 탈모로 인한 우울증이 생겼다.

탈모로 내원하는 분 중에서 불면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성격이 예민하고 소심하거나 불안고 두려움이 많은 성격인 사람에게 자주 나타난다. 경제적 불안이나 이별, 죽음 등의 정신적 과로나 과도한 업무로 인한 육체적 과로 또는 큰 질병이나 출산 후에는 혈액부족을 초래하여 심장을 영양하지 못하게 되므로 심장이 허약하게 되니 항상 불안, 두려움의 감정이 가시지 않으며 불면증이 생기게 된다.

경악전서에는 ‘ 무릇 사람이 육체적으로 과로하거나 생각이 지나치게 많으면 반드시 혈액을 소모하게 되어 정신이 주인이 없게 되어 불면증이 나타난다. ’고 기록되어 있다.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있어 장기간 잠 못이루고 근심 걱정하면 반드시 혈액을 소모하게 된다.

동의보감 모발에서 모발은 혈액의 나머지로 혈액이 충분하면 모발이 윤기있고 굵지만 혈액이 부족하면 모발이 쇠약해지고 가늘어지며 탈모가 나타난다고 했다.

불면증은 잠을 잘 못자는 것이 주된 증상이나 이 밖에도 식욕부진, 피로감, 눈피로, 주의집중력 감퇴, 두통, 변비, 상열감, 뒷목 당김, 가슴이 답답함, 가슴이 두근거림, 어리러움증, 소화장애, 의욕상실, 우울감, 자신감 결여, 불안 초조감 등의 증상들이 환자에 따라 나타난다.

불면증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한약은 산조인(酸棗仁)이다. 산조인은 갈매나무과에 속한 산조의 성숙한 종자를 건조한 것이다. 성질은 뜨겁거나 차갑지 않고 평(平)하며 맛은 달고 시다. 심장, 간장, 담낭, 비장의 경락에 작용한다. 산조인은 심장을 건강하게 하며 혈액을 보충하고 정신을 편안하게 하며 최면효과가 있어 불면증, 건망증, 다몽(多夢), 가슴 두근거림, 어지러움증, 신경성 소화불량 등을 치료한다. 불면증을 치료할 때 백자인, 용안육, 당귀 등과 배합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불면증을 치료하는 경혈은 내관혈(內關穴)이다. 내관혈은 수궐음심포경의 6번째 경혈로 손목관절 손바닥측 횡문의 중앙과 팔꿈치 횡문의 중앙에서 손목관절에서 팔꿈치 방향으로 1/5되는 부위에 위치한다. 심장과 정신을 편안하게 하는 효능이 있어 불면증, 가슴 두근 거리는 증상을 치료한다. 불면증에 삼음교, 신문, 심수를 배합하여 시술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A씨의 경우 하수오, 복분자, 상심자, 한련초 등 탈모를 치료하고 모발에 영양을 공급하는 한약과 산조인, 백자인 등 불면증을 치료하는 한약을 복용하면서 불면증을 치료하기 위하여 내관, 신문, 삼음교에 침을 시술하였다. 두피에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모발에 영양을 공급하는 모발약침을 일주일에 2회씩 시술하였다. 모발약침을 12회 시술하자 새로운 모발이 올라오고 모발이 굵어지고 탈모양이 감소되었다. 이후 추가치료로 불면증, 상열감, 소화불량, 어깨결림 증상이 치료되었으며 앞머리 부위에 모발이 채워지고 굵어져서 두피가 가려지면서 우울하던 마음도 많이 회복되었다.

숙면을 위한 생활관리 요령은

1.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을 규칙적으로 한다.

2. 잠자리에 들기 4~6시간 전에는 커피 등 카페인이 함유된 음식, 알코올, 담배는 피한다.

3. 낮잠을 규칙적으로 자되 15~20분 이내로 제한한다.

4. 잠자리에 소음을 없애고 분위기를 편안하게 한다.

5. 오후에 규칙적으로 운동하거나 초저녁에 가볍게 산책을 한다.

6. 잠자기 전에 과도한 식사와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잠자기 2시간 전에 식사를 마친다.

7. 불면증에 효과가 있는 한방차를 마신다. 산조인, 용안육, 백자인, 상심자(오디)

8. 내관혈, 삼음교혈, 신문혈을 지압해준다.

9. 잠자리에서 걱정거리는 피하고 생각은 자제한다.

10. 잠자리에 들기 전 20분 정도 더운 물에 목욕한다.